햄스투스

로트네스트 섬의 적법한 지배자이며 모든 쿼카들을 통솔하는 단 하나의 강력한 지도자 햄스투스

  • 모험 일지 3

    지금까지처럼 모험 일지 한 장에 여정 하루씩을 담는다고 치면 20챕터 넘는 분량이 더 이어지게 될 텐데, 남은 작업 분량 또는 연재 주기를 딱히 고민하지 않고 시작한 것 같다. (공정히 말하자면 그걸 고민했을 시 그냥 작업 시작이 더 늦어지기만 했을 거다 내 성격에) 그래도 일주일에 하나씩은 써야 맞지 않나? 지난 글이 올라가고 보름 넘게 지났다는 것을…

  • 모험 일지 2

    오랜만에 일기 쓰니까 재미있지 않아? 지난 글을 본 유리가 그렇게 물었다. 그렇다고 대답하고 나서 생각한 건데, 순수하게 재미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, 내 경우(요즘은 나같경이라는 줄임말을 쓰던데) 아주 자세한 일기를 쓰고 나면 재산이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. 두 가지 차원에서 그러한데, 1) 기억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기록으로 환전한다는 차원에서 그러하고 2) 활자생산노동 종사자에게는 글이 길어져서 손해인…

  • 철원 사람?

    백마고지역 헤아려보니 올해는 내가 철원 밖에서 산 지 만으로 18년이 되는 해다. 철원에서 딱 18년 살았으니까 이제 절반은 철원 사람 아니라고 해도 되겠다. 그런데 ‘어디 사람’이라는 정체성이 체류 시간에 비례해 딱딱 계산되는 것인가, 그럴 리 없겠지. 한참 전부터 나는 내가 철원과 아주 상관없는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러다 또 가끔은 어림없이 여전한 철원 사람임을 깨닫기도 했다. 지금…

  • 모험 일지 1

    발레 못 갔다. 11시 수업인데 11시 40분에 일어났다. 알람을 9시 30분, 10시, 10시 30분으로 맞췄는데 세 개 다 못 들었다. 아니 첫번째는 들었던가? 조금 더 자도 된다고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알람을 끈 것 같기도 한데, 경험인지 상상인지 모르겠고 둘 중 어느 쪽인지가 중요하지도 않다. 아침 여덟 시가 다 되어 잤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. 발레 가면 힘들지만…

  • 현황

    엄마한테 사랑해 하면서 전화 끊고 나니까 당분간은 이 말을 엄마한테밖에 쓸 수 없다는 게 실감이 나서 울었다. 또 언제 울었냐면 식탁에 앉아서 어두운 작업방 문 안으로 보이는 책상과 캐비넷을 멍하니 보다가 울었다. 이런 식의 5-10초 지속되는 울음이 간헐적으로 반복된다.

  •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

    1 민아가 소설 원작 영화를 보자고 해서 이수에 갔다. 읽고 많이 울었던 소설이 영화로 나왔으니 내적 오열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했다. 마침 나도 궁금했던 영화야. 주연 배우 중 하나가 무용수거든. 만나서 상영관 들어가는 길에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민아는 몰랐다고 했다. 얘는 정말 작품만 보는구나,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. 영화는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다. 두 주연의 연기는…